(11) 1886. 8. 28 메릴이 진해관(톈진해관) 세무사 더트링(덕추림, 德璻琳; Dertring,
Gustav Von)에게 보낸 서한
지난번
전문 이후로 귀하께 연락할 방도가 없었음.
일주일 전에 한척의 청나라 군함이 출항하였으나, 이를 우리에게 통지하지는 않았음. 전보 라인이 단절되었거나 고의로 막혔던 것으로 원세개 외에는 아무도 이를 사용할 수 없었음. 전보 라인이 단절되었다는 소문도 아마 사실일 것임. 그러나 원세개는 여전히 전신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비록 일부 라인이 단절되어 있어도 중간중간에 파발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임. 그러므로 내가 말하는 이곳의 최근 소동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귀하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문의 소지자를 통해 귀하에게 알려드리길 희망하는 바는 지금의 청나라과 조선 사이의 긴장관계 발생을
해결하 고, 이러한 엄중한 갈등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의견을 알려드리고자 하는 것임.
나는
원세개를 청나라으로 되돌려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이 두가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는 바임.
지난
번 전문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조선 국왕이 러시아의 보호를 요청했다는 소문을 국왕은 완전히
부인하였음. 이러한 소문의 진실성은 반드시 믿을만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였으나, 내 생각 에도 이는 신빙성이 없어 보임. 그러나 귀하가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상황은 이런저런 변화가
있었음. 원세개는 1건의 문서를 제시 하며 그것이 조선국왕이 러시아 정부의 보호를
요청하기 위하여 러시아 공사에게 보낸 문건의 사본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동 사본의 원본상에 조선국왕의 옥새가 찍혀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
당시
원세개는 조선국왕에게 이러한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를
지적하면서 국왕과 궁정을 혼쭐나게 하였음.
그는 당시 칭찬받을 만큼 정력적으로 이를 발표하였으나, 그러나 분명히 매우 거칠고 횡포하며, 오만한 행동을 하였음.
소문에
따르면 그가 공공연히 국왕을 향해서 국왕을 폐위하고, 대원군을
추대하겠다고 위협하였다고 함.
이 일에 대해 나로서는 뭐라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확실히 알고 있는 사실로는 일찍이 대원군이 원세개의 아문(공관)에서 몇차례 원세개를 만났던 것이 이러한 소문의 근원이 아닌가
함.
해군과
육군을 증파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지 원세개의 비서 측을 통해 원세개가 이러한 일을 꾸몄다고 알게 되었을 뿐임. 단지 이후에 귀하로부터 들은 소식을 통해 리중탕이 원세개의 요청이 있기 전에 이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자신
휘하의 함대를 인천으로 보낸 것으로 사료됨.
국왕은
친러 음모에 대해 완전히 부인하고 있음. 현재, 표면상으로 원세개는 하루 이틀 정도 고민한 후, 조선국왕의 해명을 받아들 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이전에 증거자료라고 내세웠던 문건은 아마도 위조였던 것으로
판단한 것임. 이에 따라 4명의 관원이 체포되어, 초기에는 사형에 처하려고 하였으나 나중에 귀양으로 결정되었음. 그들의 범죄사실은 매우 모호하여, 설령 증거가 있다고 해도 발표된 사항이 없었음. 이들은 모두 국왕이 총애하고 신뢰하는 충성스런 관리들로서
한차례의 큰 압력을 치르고 나서야 국왕이 그들을 처벌할 것에 동의한 것으로 보임. 교지가
공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취소되어 버렸고,
하루가 지나고 다시 공포되었음. 다시 며칠이 지나서 교지는 결국 취소되었고, 그들 네명을 집으로 돌려보내 도록 석방하였음.
모두들
그들 네명이 금번 음모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믿고 있었기에 그들에 대한
체포와 처벌은 사람들의 놀람과 분노를 일으키기 충분하였고, 이후에
그들을 석방하자 모두들 이를 기뻐하였음.
그들은 모두 외국인과 왕래가 긴밀하였음. 한명은 데니(O.N.Denny)와 함께 일을 하였고, 다른 한명은 미국 영사관과 관련되었으며, 다른 한명은 러시아에 다녀왔으며 러시아어에 통달하여 자주 러시아
영사 관을 출입하는 자였음.
단지 이들은 외국인을 자주 접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된
것이었음.
사람들은
원세개를 이 4명을 체포한 주범으로 알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처벌 또한 그가 요구한 것을 알고 있음. 사실관계를 떠나서 이는 이미 사람들에게 그에 대한 불만을
증폭시켰음.
민영익은
천진으로 갔는 바, 국왕을 대신하여 러시아에 보호를 요청한 적이 없음과 청나라에
대한 높은 충성심을 변호 한 것으로 알고 있음.
현재
소문에는 이중탕이 이미 민영익의 해명을 듣는 것조차 거절 했다고 하는 바, 확실한 사실인지 귀하는 알고 있는지요? 본 사건의 내막은 아직 여러부분에서 설명을 필요로 하는 바, 나는 이 모든 것을 아직 설명할 수 없음. 주된 문제는 조선국왕이 러시아에 보호요 청을 했는가 하는 것임. 내 개인적으로 아는 바는 국왕이 이렇게 하진 않았다는 것이며, 만약 신하중에 이런 일을 하였다면 국왕도 몰랐을 것이란 것임. 그러나 이 문제의 진실이 어떻든 간에 청나라은 우선 원세개를
소환조치하는 것임.
왜냐하면
만약 조선이 러시아에 보호요청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청나라대표가 한성에서 한 모든 오만방자한 행동의 필연적 결과라는 것이며, 국왕과
애국적이고 자존심있는 조선관리들이 굴욕을 참기 힘들 정도라는 것이기 때문임.
만약
이 사실이 거짓이라면, 원세개가 행한 무례하고, 포악한 행동외에 가벼이 음모로 날조한 거짓으로 한바탕 소동을 일으켜 불명 확한
증거를 갖고 독단적으로 강경한 정책을 채택하여 함부로 사단을 벌인 것임.
어떻게
보던지 간에, 원세개는 당연히 직에서 배제해야 하며, 그외 다른 방법으론 이번에 입힌 손실을 보완할 방법이 없을 것임. 만약 그의 고압적인 수단으로 일이 이미 조선으로 하여금
청나라에서 멀어지고 오히려 반감이 생긴다면,
그를 배척하여 정리하는 것이 청나라의 명망을 회복하는 우선적인
조치일 것임. 만약 그가 거짓보고를 믿고 이런 고압적인 수단을 채택했다면 그른
소환하는 것이 그가 위협했던 조선국왕에게 공평한 것이며 일면 예의상으로도 당연한 것임.
혹시
그 일이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원세개에게 일편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음. 나는 신념을 갖고 다시한번 강력하게 주장하건데 원세개는 조선에 대한 모든 직책을 회수당해야 함. 내가 이미 누차 전문으로 원세개와 그의 수하들의 행동이 조성한
나쁜 결과를 보고하 였는 바, 정말 근심스런 일임.
나는
이미 조선인들의 그에 대한 악감정이 점점 증가하는 것을 알수 있으며, 이로 인해 청나라에 대한 악감정 또한 증가하므로 이런 정서는 어느날 갑자기 격렬한 방식으로 표출될 것이며, 이 또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임.
내가
이곳에 오기전후로 알게된 바로는 귀하가 나에게 전문으로 알려준 바와 같이 내 생각엔 윈세개는 대(對)조선정책에 대한 리중 탕의 진정한 뜻을 대표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임.
조선인을
위협하거나, 불만가득하게 위력에 굴복시키거나, 일회성의 고압적인 수단이후 감언이설 한번으로 무마시키거나, 사소한 일에 편하다고 청나라이익과 관련 없는 것에 대해
내정간섭에 익숙한 것이나,
조선을 압박하여 자발적인 애국정서와 사상을 일으키는 것이나, 또는 조선의 제도와 관리를 멸시하고, 조선의 관청에 강압적인 명령을 하거나, 조선의 국제 약장(조약)중의 권익을 무시하거나, 청나라화교가 선두에서 조선인들에게 안하무인적인 태도와 행동을 하는 것은 결코 리중탕의 정책의도가 아니기 때문임.
아쉽게도
청나라과 조선의 접촉중에 이미 이러한 현상이 있어왔고, 원세개가 유일한 사례가 아니며, 그의 신분과 지위가 이미 청나라 주조선의 기타 관원들에게 모델
효과가 되어 이러한 태도가 이미 조선으로 하여금 청나라에 대해 점점 멀리하게 만들었고, 현재는 위력으로만 가히 조선을 통제할 수 있으나 조선인들은
기회만 있으면 이러한 통제를 뒤집을 방법을 찾고 있는 것임.
만약
원세개가 사람들에게 원한을 샀으나 겁을 먹는 존재가 아니 었다면 그는 이미 진즉에 소환되었을 테이나,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공개적으로 원세개에 대한 의견을 표출하는
정도라 유지되는 것임.
원세개는 1884년도 한번의 행위로 그 명성이 넓게 소문이 났기에 그가 청나라
주조선 관리로 파견된 것으로 알고 있음.
리중탕이 그를 파견할 때 그를 유능하고 야무지다고 여겼을 것이나 오히려
그는 허풍스럽고, 전횡을 행하며 또한 무식할 뿐임. 그는 그의 지위와 권력에 의지하여 자존감이 높고, 스스로 청나라의 이익과 자기의 이익이 모두 마음대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음.
내가
이렇게 믿는데는 그가 기만과 압력, 공포와 위협으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때 음모와 계략을 사용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임. 그는 문명적인 방법은 전혀 알지 못함. 그의 조선정부에 대한 영향력은 주로 그 뒤에 있는 권력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가 아무 때나 그권력으로 장난을 친다면 이는 매우 뼈아픈 실책이며 기타 더 합리적인
방법의 경로를 모두 차단하기 때문임.
귀하는
먼저 전문에서 리중탕의 조선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거론했음. 사실 나는 귀하의 생각은 마치 청나라이 강압정 책을 사용하고, 실력으로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거나, 또는 심지어 조선을 합병하려는 것으로 이해됨. 나는 이런 방법은 매우 큰 실책 임이 분명하다고 생각됨. 현재 확실히 요구되는 변화는 원세개를 소환하는 것이 목전에
필요한 대변혁임. 청나라의 조선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2만명의 군대를 파견하는 것이 1명을 소환하는 것만 못할 것이고, 원세개와 그의 부하들을 포기하는 방법이 제일 유효한 것임. 내가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청나라과 조선의 관계를 위함임.
만약
조선이 러시아에 보호를 요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역시 이 요청이 진심임을 알고 절대 청나라의 책략에 말려
단번에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며,
멀지 않은 미래에 곤란을 겪을 것이며, 또는 심지어 효과 없는 담판들이 이어서 발생될 것이기 때문임. 원세개의 행동(전언에 의하면 러시아 공사 웨버(C.Waeber)가 이미 항의를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원세개의 불손한 행위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됨)은 러시아세력의 축출을 더욱 어렵게하고 사람들이 스스로 러시아를 청하여 책임을 부추기도록 할 것임. 따라서 원세개를 소환하는 것은 조선의 불만을 잠재우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원만한 양해를 구하는 데 필요한 전제인 것임.
귀하는
과거 나에게 리중탕이 오로지 원하는 것은 조선의 평화와 안정이라고 재차 확인해 준
바 있음. 나는 이 두가지가 모두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또한 이를 통해
청나라의 조선에 대한 통제 유지가 가능할 것이므로 청나라의 조선에서의 많은 이익을 충분히 유지가능하게 해 줄 것임.
조선은
확실히 청나라에 친화적이며,
청나라의 보호와 우의적인 배려를 원하고 있음. 그러나 동시에 애국과 독립의 정신을 갖고 있으므로 청나라이익과
무관하게 순전히 조선내정에 간섭하는 것에는 반감을 갖고 있음. 조선의 친청나라적 경향은 현재 비록 청나라 주조선대표의 행위로 약해지긴 했으나, 완전히 상실된 것은 아니며 더욱 강화내지 증강시킬 수 있음. 이는 오로지 리중탕이 원세개를 소환해야 하는 것이며, 원세개가 실행하는 정책을 부정하고 새로운 인물을 이곳에 파견하여
온화한 태도로 청나라이익과 무관한 조선의 내정에 불간섭하는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공정하고 예의있게 조선관리와 기구를 대해야 하며, 일체의 오만방자한 태도를 버려야 할것임. 청나라대표는 반드시 기타 각 국가의 대표와 마찬가지로 조선 인을
존중하고 예의를 표시해야만 조선인들이 그들을 새롭게 평가할 것임. 횡포와
겁압 및 오만한 행위는 이미 한차례 사건으로 통하지않는다는 것이 증명이 되었는 바, 이는 필연적인 결과임. 원세개는 이미 청나라정부를 분쟁의 한가운데로 몰아갔기에 현재
유일하게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법은 그를 소환하는 것임.
내가
이렇듯 말하는 것은 순전히 청나라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동시에 조선인에 대한 동정심에 표현임. 나는 원세개와는 아무런 사적인 감정이 없으며, 그를 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음. 청나라이 그의 과거 공과를 감안 인사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며, 또 한번 동사건에 대해 정식으로 조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됨. 원세개는 청나 라의 조선에서의 지위를 보호할 능력이 없으며, 이는 이미 충분한 이유로 그를 소환할 수 있으며, 새로운 인물을 파견하고 이전과 다른 정책을 채택할 것임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필요함.
이상
언급한 것은 비록 사적 서한형식이지만 귀하가 리중탕에게잘 전달해주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음. 청나라의 조선에서의 이익을 위한 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원세개가 다시 사단을 날조하기 전에 그를 소환하기를 간절히 소망함. 당연히, 내가 그를 공개적으로 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또한 매우
곤란한 일임. 또한 확실한 증거를 찾기도 매우 어려우며, 내가 지적한 몇몇 그의 과실에 대한 증거도 마찬가지임. (실제 현장에 있는 개인의 의견으로, 리중 탕은 원세개의 충성심과 동기에 대해 의심을 갖지 않을 것으므로) 다만 만약 이 전문으로 인해 원세개를 소환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면 매우 바람직 하겠음. 내가 믿는 것은 현재 청나라과 조선의 관계중 몇가지 불행한 사안을 수습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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