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제조업의 주요 동력인 자동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공장을 잇따라 셧다운시킨 가운데 수출물량 감소로 국내 공장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생산물량 감소와 수요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공장 가동 중단, 미국·남미공장도 가동 재개 연기
현대자동차는 현대차 울산5공장 투싼 생산라인을 4월 13일부터 4월 17일까지 임시 휴업했다.
울산5공장에서 생산되는 투싼은 주로 미주와 중동 등으로 수출하는데, 해당 지역의 판매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영업을 중단하면서 수출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더불어 현대 · 기아차가 앞서 가동을 중단했던 해외 공장의 재가동 시점을 속속 연기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애초 4월 10일까지로 예정했던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 중단 기간을 다음달 1일까지 연장했고, 기아차도 조지아 공장 가동 중단 시기를 4월 10일까지에서 4월 24일까지로 미뤘다.
유럽에서는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이 지난 4월 6일 재가동을 시작했지만, 다른 공장들은 생산 재개 시점을 단정짓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장이 재가동되더라도 유럽지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판매량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7월까지 지속 시 연 75조원 손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급감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 큰 충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 수요 절벽과 공급망 차질이 7월까지 지속될 경우 자동차 업계가 연간 75조원 규모의 매출 차질을 입게 될 것 으로 내다봤다.
또 고정비, 인건비 등으로 약 28조 1,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위기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순환 휴업, 생산 계획 탄력적 운영 등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GM, 르노삼성차 등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올해 경영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부품업계도 마찬가지, 실직자 대거 쏟아질 듯
국내 부품업계는 완성차 공장들의 셧다운으로 부품을 평소처럼 납품하지 못하고 있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는 계속 발생하면서 손실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4월 13일 기준 자동차 부품업계 3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0~30% 감소했으며, 이번 달부터 감소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유럽 공장이 대부분 가동을 중단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도 사실상 휴업 상태다. 특히 미국 등 해외 시장의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2분기에 더 많은 실직자들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타이어 공장도 연쇄 가동 중단
한국타이어는 4월 14일부터 4월 16일까지 대전 공장과 금산 공장 등 국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공장은 돌아가는 상황이지만,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해외 시장의 수요가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줄어 재고 조절을 위해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금호타이어는 광주 공장과 곡성 공장, 평택 공장의 가동을 4월 12일부터 15일까지 1차로 중단하며, 4월 23일부터 4월 25일까지 2차 중단하기로 확정했다.
또한 넥센타이어도 체코 공장의 생산을 2주 동안 중단한 데 이어 셧다운 기간을 연장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 위기’ 해외 시장 셧다운,“2분기 더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4월 13일 기준 올 4분기 국내 완성차 업계 글로벌 판매량은 168만 7,9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는 7.7% 줄었지만, 해외 판매의 경우 9.6% 급감했다.
내수 시장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70% 인하’와 같은 정책 지원으로 버티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를 그대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자동차 공장은 4월 내내 ‘셧다운’에 들어가고 미국 ‘빅3’로 불리는 포드와 GM, FCA 중 생산재개 시점을 밝힌 곳은 FCA (5월 4일)뿐이다.
일각에서는 내수보다 해외 판매가 5배 이상 많은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해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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