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그린수소 생산·투자 확대, 산업계 저탄소 전환 노력 필요
지구온난화가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면서 이를 억제하기 위해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이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파리기후협약은 회원국 대부분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이행하고 5년마다 목표를 상향해야 하며, 협약을 어길 경우 벌금 부과 등 강제력이 있어 회원국들은 협약 이행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 규제, 친환경 에너지 도입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의 친환경 에너지로서 수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0월 19일 ‘앞으로 다가올 수소경제의 미래 : 주요국 정책 동향과 시사점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의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에 대한 시사점을 살펴본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때 이산화탄소 등 배기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고, 우주의 75%를 구성할 정도로 많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휘발유의 3배, 배터리의 100배 수준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어 효율성도 높아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잠재력이 크다.
맥킨지는 2050년 수소가 글로벌 에너지 수요의 18%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매년 60억톤 가량 감축하고, 수소 및 관련 장비에서 연간 2조 5,000억 달러(한화 3,000조원)의 시장과 3,000만개 이상의 누적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50년 글로벌 수소 수요는 수송이 28%로 가장 크고, 뒤를 이어 산업용 원료(24%), 산업(21%), 건물(14%), 발전(12%) 순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수소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일·EU·일본·중국 등 주요국 정부는 수소산업 육성계획을 속속 발표하며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이미 시작했다.
■ 우리나라, 수소차·연료전지 세계 1위 목표
우리나라는 현재 모빌리티와 발전용 연료전지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수소차 4,194대를 보급하고 충전소도 20개를 추가로 구축해 연간 보급대수와 신설 충전소 수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에서도 글로벌 보급량의 40%를 점유해 세계 최대의 수소전지 발전시장으로 올라서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40년까지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620만대로 확대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15GW를 보급해 공급량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37조원을 그린 리모델링·그린 에너지·친환경모빌리티 등 3개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 EU, 통합 에너지 순환 시스템 추진
현재 그린수소 생산과 공급에 가장 앞서있는 EU는 올 7월 발표한 ‘수소 로드맵’을 통해 일부 역내국에서 추진하던 수소 전략을 EU 전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해 수소 시장을 1,400억 유로(한화 190조원) 시장으로 육성하고, 최대 4,700억 유로(한화 648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 순환 시스템을 추진해 서로 다른 에너지원 간 연결해 통합성과 효율성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태양 전지판에서 생산된 전기로 자동차를 충전하고, 공장에서 나온 열로 주택을 난방하는 식이다.
■ 日, 先 수소 이용 확대, 後 공급시스템 마련 전략
일본은 과거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미래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지목하고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엔 ‘先 수요 저변 확대, 後 공급 시스템 완성’을 골자로 하는 단계적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수소의 해외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호주, 브루나이 등에서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한 뒤 이를 다시 국내로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내년부터 수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 中, 2050년까지 수소 에너지 10% 확대·보급 목표
중국은 ‘연료전지 자동차 발전 로드맵’과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수소차 보급과 수소 관련 기술 상용화를 중점으로 수소전략을 마련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50년까지 수소 에너지 비중을 10%까지 대규모 확대·보급할 목표로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 친환경·저탄소 전환 필수, 정부·산업계 함께 노력해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연료비가 없는 신재생에너지의 생산 비용이 하락하고 잉여 전력이 대량으로 생산되면, 에너지를 장기간 손실 없이 저장할 수 있는 수소가 미래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각국 정부의 이산화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분야에서 수소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고,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비율과 의무 설치 비율이 상향 조정돼 발전 및 건물용 수소 연료 시장 또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모빌리티,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소 생산 및 공급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조기에 대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그린수소 관련 원천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이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그린수소 생산량 증대와 생산단가 절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글로벌 IT 기업의 탄소 중립 선언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우리 산업계가 이들 공급망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친환경·저탄소로의 사업 전환이 필수적임을 인식하고, 수소의 생산·저장·수송·활용 등에 있어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역협회 정귀일 연구원은 “수소경제 수출산업화는 ‘규모의 경제 달성 → 제품 가격 인하 → 시장 확대’의 선순환 구조 확립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며, “수출산업화를 위해서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핵심 기술의 국내 개발과 부품의 독자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이번 호부터 ‘집중분석’ 코너를 마련해 4회에 걸쳐 ▲수소 에너지와 수소경제, ▲주요국의 수소경제 정책 동향, ▲수소차의 현재와 미래, ▲수소강국을 위한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 등 수소경제의 미래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출처-custra
> 고객서비스 > 관세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