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시 ‘친환경’ 수혜 기대 … 車·철강 등은 우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국내외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향후 경제정책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표 직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우편투표 개표를 시작하자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이었던 바이든(민주당) 후보가 판세를 뒤집었다.
이와 관련해 당락이 결정되기 전인 11월 4일 사실상 승기를 잡은 바이든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참고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공언하고 바로 이날 탈퇴 효력이 발휘된 국제 이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이른바 ‘ABP(Anything But Trump, 트럼프와 반대로 하기)’ 행보에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바이든 캠프에서 승리를 확신하자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 펜실베니아, 조지아 등 3곳의 개표 중단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서 개표 과정의 문제를 이유로 제기한 소송이 1심에서 기각됐다.
바이든 당선돼도 ‘자국 우선주의’ 기조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통상 분야에서 자국 우선주의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외교·통상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해 세계정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우리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1월 5일 개최한 ‘미국 대선과 한국에의 시사점 좌담회’에 참석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윤여준 미주팀장은 “바이든이 당선됨에 따라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으나 WTO 개혁을 주도하는 등 다자주의를 회생시킬 것”이라며, “중국 불공정 행위와 관련해 트럼프식 관세 부과 방식이 아닌 동맹국과의 연대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트럼프 정부의 관세 공격 근거이자 보호무역주의 비판을 받던 무역법 제201조, 무역확장법 제232조 관세는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며, 美·中 상호 관세보다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윤여주 팀장은 “우방국 연대를 통한 통상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우리 외교·통상정책의 선택 폭이 좁아질 수 있으며, WTO 개혁 논의가 중국을 타깃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트럼프가 재선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행하던 現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이 11월 2일 발표한 ‘미국 대선에 따른 통상 정책 전망과 대응방안’에 따르면, 트럼프 집권 2기에는 고립주의적 보호무역주의가 지속 및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트럼프는 선거공약을 통해 지난 4년간의 정책을 계속해 나가며, 對中 견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트럼프와 다른 방식의 ‘對中 견제’ 강화
바이든 또한 對中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와는 다르게 동맹국과의 결속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외교와 통상정책을 일원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확실한 동맹으로 여겨지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美·中 간의 선택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을 추진하며 아·태 지역 국가들에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이든이 자국 내 투자 회복을 우선시해 투자가 회복될 때까지 신규로 주요국과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對中 견제 강화를 위해 동맹과의 결속 강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무역에서의 국제 규범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첨단 기술 등 분야를 특정해 규제를 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WTO, 디지털 및 첨단 기술, 신뢰할만한 공급사슬 구축에 대해서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며, “對中 관계에서 동맹으로서 미국과 보조를 맞출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동맹의 역할을 기대하는 미국과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서의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나라 선택에 따라 ‘사드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당선 시 친환경 산업 수혜 … 車·철강 상황 호전 어려워
바이든의 공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친환경’이다. 바이든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했으며, 미국과 교역하는 국가에는 2025년까지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나 기업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안, 즉 탄소국경세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4년 동안 친환경 에너지, 친환경 인프라에 2조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전기차, 전기차 배터리 업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는 LG화학이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내연기관차 중심의 자동차 기업은 빠르게 입지가 줄어들 수 있고, 소득세가 인상되며 TV나 스마트폰 같은 우리 대표 수출품의 미국 내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한다면, 지난 4년 동안 트럼프 정부의 관세장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동차, 철강 산업 등은 어려울 것이며, 정권이 교체된다 해도 상황 호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감세와 규제완화 기조가 유지돼 금융시장, IT, 소비재 분야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cu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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